中 타지역 젊은 세대가 둥베이를 선택하는 이유는?

[신화망 선양 5월5일]  '촹관둥(闖關東)'은 본래 산둥(山東)과 허베이(河北) 일대의 사람이 지금의 둥베이(東北)에 해당하는 관둥(關東)으로 땅을 찾아 떠난다는 의미다.

지금은 생계를 위해 지역을 이동한다는 것이 옛말이 되었지만 둥베이 지역에는 여전히 일을 하기 위해 건너온 타지역 사람들로 북적인다.

◇편견을 깨고 빠르게 변화하는 둥베이 지역

'80허우(80後·1980년대 출생자)'인 왕타오(王濤)는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남부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둥베이를 떠나기 아쉬운 마음에 올해 초 집을 구매했다.

왕타오는 원래 허베이성 장자커우(張家口) 출신이다. 그는 2016년 베이징에서 선양으로 파견됐을 당시를 회상하며 '얼떨떨했다'고 전했다.

당시 외부에서는 "투자금은 만리장성의 끝 산해관(山海關)을 넘어 둥베이 지역에 닿지 않는다" "둥베이 지역 사람들은 노력 없이 국가 지원만 바라본다" 등 둥베이에 대한 '편견'이 무성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달라졌다. 왕타오가 파견된 선양 지사도 슬럼프에서 벗어나 최근 2년 연속 7% 이상의 이익률을 올리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곳에서 5년 넘게 머물면서 둥베이 지역에 대한 왕타오의 인식도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몇몇 친구들은 그에게 "절대 그 회사가 크게 발전하기를 기대하지 마라. 직원들의 태도가 글렀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귀에 거슬리긴 했지만 직원 실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왕타오는 많든 적든 동일 대우를 받았던 업무 체계를 바꾸고 부서 통폐합하니 회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외부에서는 여전히 둥베이 지역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경영환경'을 꼽는다. 그는 물론 발달된 지역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여기서 일해 본 사람들은 매년 해가 다르게 변화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이 열기를 보면 둥베이 지역 기업의 자신감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에 힘입어 동계스포츠의 메카로 거듭나다

베이징에서 온 90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 장펑하오(張鵬浩)는 2019년 졸업하자마자 지린(吉林)성 지린(吉林)시 남부 지역에 위치한 다칭산(大靑山)의 한 리조트에 들어갔다.

베이징대 박사과정을 졸업한 그는 현재 지린시 완커쑹화후(萬科松花湖) 리조트에서 마케팅 매니저 일을 맡고 있다.

그는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스키를 접한 뒤 그때부터 산과 산림 등이 가득한 둥베이 지역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완커 동계사업부에서 인턴을 하던 장펑하오는 쑹화후 리조트로 파견됐다. 그해 동계 시즌 그는 리조트에 앉아 조명에 불이 들어온 산과 스키 트랙을 바라보면서 이곳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는 "이전에 둥베이 지역에 공업이 발전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곳에 와서야 현지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장펑하오는 커리어 때문에 이곳을 떠나야 할지 남을지 고민했다. 그는 "가족들은 남겠다는 나의 선택을 반대했지만 둥베이 지역에 동계스포츠가 발전하면서 이내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둥베이 지역의 동계스포츠 산업은 기본적인 시장을 갖췄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중국 정부가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지린시는 2020-2021 시즌 동계스포츠 패키지 티켓 10만 장을 발급했다. 그 결과 유명 관광지인 베이다후(北大湖)·완커쑹화후 등 지역엔 이전 시즌보다 29% 늘어난 총 108만3천 명(연인원)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특히 완커쑹화후를 방문한 관광객의 80%는 외지인이었다. 지난 겨울에는 유럽·일본에서 스키를 타던 매니아들이 이곳을 많이 찾았다.

◇새로운 단지, 새로운 산업, 젊은 인재에 경제적 지원 풍부

한야오광(韓耀光)은 닝샤(寧夏)회족자치구에서 태어난 '95허우(95後·1995년 이후 출생자)다. 2013년 하얼빈(哈爾濱)공대에 입학한 그는 남쪽 지방으로 내려가는 다른 졸업생들과 달리 현지의 하이테크 기업인 하얼빈 안톈(安天) 과학기술그룹에 지원했다.

그는 안톈이 중국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앞서 있으며 업계 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중국 북부의 국가급 단지인 하얼빈 신구에는 안톈 과학기술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 국내외 유명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여들었다. 현재 신구의 전략적 신흥 산업 생산액 비중이 이미 28%에 달한다.

하얼빈 신구에는 젊은 인재가 주를 이룬다. 안톈 그룹의 경우 직원 400여 명의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에 불과하다.

한야오광은 기업에서 일하는 학부생은 매달 1천500위안(약 25만원)의 보조금을 연속 3년까지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석사생의 경우 3년 동안 매달 2천 위안(34만원)의 보조금과 함께 거주 비용이 추가로 지원되며, 박사생은 석사생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

취재에 따르면 하얼빈은 상장 계획을 실행한 8개 기업에 총 3천400만 위안(58억원)의 단계적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이어 지난달 19일에도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처럼 둥베이 지역은 최근 수년 동안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직접적인 자금 지원으로 신흥 산업을 유치했다. 이는 타지역 젊은이들이 창업지로 둥베이를 선택하는 이유로 떠올랐다.

원문 출처:신화통신 한국어 뉴스 서비스